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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6호 2026-03-09

혼돈의 중동 시험대 선 韓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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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암초’ 불확실성 시대의 투자 전략은 [美·이란 전쟁, 시험대 선 韓 경제] ⑤

증권 일반

k2young@edaily.co.kr이란과 미국의 충돌 이후 중동 분쟁의 장기화 조짐으로 국내외 증시가 크게 휘청이고 있다. 대외적인 환경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 전략을 재조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대한 긍정과 부정론이 공존하는 가운데 유가와 금리, ‘공포지수’ 등 지수 가늠자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극심한 변동성 장에 개미들 ‘오락가락’ 올해 들어 국내 증시를 받치는 축으로 성장한 개인 투자자(개미)는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사태’에도 개인의 매수세는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중동에서 군사적 충돌이 계속되면서 국내 증시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등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이다. 세계 증시를 통틀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피의 상승장이 큰 ‘암초’를 만난 격이다. 이란 사태 이후 개장한 코스피는 지난 3일과 4일 역대급 폭락을 보였다. 그러다 5일에는 10% 가까이 급등하는 변동성을 나타냈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5000, 6000 시대 개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예전에는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를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개미들이 지수를 지탱하는 축이 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개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819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1월(7001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 개미들의 매수 우위 현상은 뚜렷하다. 지난 2월 27일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자가 역대급으로 던진 7조원을 그대로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의 낙폭을 축소하는 데 앞장섰다. 전날인 26일에도 개미들은 5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3월 3일에도 개미들은 ‘중동 사태’ 충격파와 관련해 지수 방어에 나섰다. 개인 투자자들은 5조8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코스피 상승에 계속 베팅하는 흐름을 보였다. 개미들은 코스피가 반등한 5일 다시 1조8000억원의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변동성이 극심한 '현기증 장세'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도 시점 여부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수두룩했다. 40대의 회사원이라는 A씨는 주식 커뮤니티에 “지금 당장 매도해야 하는 ‘어깨선’이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개인의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대응은 극명히 갈리고 있다. 올해 상승장으로 준수한 수익률을 올린 반도체 주주들의 경우 분쟁 장기화를 고려한 손절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반면 ‘20만 전자’와 ‘100만 닉스’에 들어간 투자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심정으로 물타기를 하거나 관망하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B씨는 “아직까지 코스피 상승장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란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오를 것 같아서 저점 매수를 조금씩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직전 고점 회복을 얼마나 빨리하느냐가 투자심리 회복에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 불확실성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 최근 월가에서 ‘시스템 리스크’로 부상 중인 사모신용 부실화는 지속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공포지수’ 따른 전략 조정 전문가들은 ▲금리 ▲환율 ▲공포지수 등을 고려한 신중한 베팅을 조언하고 있다. 보통 증시는 유가와 금리 등락 여부에 따라 후미적 영향을 받는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란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와 환율 등이 요동치고 있다. 분쟁 장기화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500원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국내외 ‘공포지수’도 주목해야 한다. 한국거래소 정보 데이터시스템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린다.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30일간 시장 변동성에 대한 기대치를 수치화한 지수다.보통 10~4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이는데 4일 VKOSPI 지수는 80.29까지 치솟았다. 그러다 5일에는 70.75포인트로 하락했다. 지난 2월 27일 50포인트대였던 지수가 급등하면서 그야말로 공포장이 되고 있다. 일반 시장에서의 경우 40포인트 이상이 ‘과도한 공포’로 해석된다. 이는 반등 신호로 여겨지기도 한다.월가의 ‘공포지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로 꼽힌다. VIX도 30일간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수다. 이란 사태 발발 이후 VIX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3월 3일 뉴욕 증시도 장중 한때 28포인트를 돌파하기도 했다. 4일에는 21포인트 수준을 보였다. 시장이 불안해질수록 VIX가 상승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보통 20~30포인트는 경계심이 커지는 구간이다. 30포인트 이상 커졌을 때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공포심이 커진 상태로 해석된다. VIX는 상승장에서는 완만하게 하락하고, 하락장에서 커지는 양상을 보인다. 중동 사태는 향후 국내 증시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투자 기회’ vs ‘신중론’으로 갈리고 있다. 먼저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막판 저항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 ‘에너지 쇼크’라는 근본적인 위험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과거 지정학적 위험은 지나고 나면 늘 기회였다”며 “VIX 30~40포인트 대에서 주가 바닥의 확률이 꽤 높다. 기회가 아주 멀리 있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는 1월 24%, 2월 19.5%의 급등세를 이어오면서 단기과열 해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현재는 전망보다는 대응이 유효한 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가격결정력은 (바닥 수준인) 주가수익비율(PER)보다 환율·외국인·변동성에 더 크게 좌우된다”며 “환율 고착과 선물매도 재확대가 동반되고,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밸류에이션이 하단 구간에 접근해도 하방 테스트가 한 번 더 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6.03.09 10:00

4분 소요
‘이란 쇼크’ 번진 국내 증시…지정학 리스크 장기화 시험대

증권 일반

한국의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 3월 4일 국내 증시는 급락과 급반등을 반복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했다. 앞서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까지 잇따라 작동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긴장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도 큰 변동성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변수는 단기간에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위험자산 회피 흐름을 자극했고, 그 여파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가리지 않고 국내 증시 전반으로 빠르게 번졌다.특히 한국처럼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단순한 이벤트성 충격에 그치지 않기에 시장의 경계감이 커졌다. 국제유가와 환율, 글로벌 자금 흐름까지 동시에 흔들 수 있는 변수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확대됐다. 여기에 최근 증시 상승에 따른 고점 부담과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는 다른 아시아 시장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시장 충격은 단순한 지수 하락을 넘어 투자 심리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투자자들은 단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위험자산 비중을 줄였고, 그 과정에서 대형주와 경기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확대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자동차·2차전지 등 국내 증시를 이끄는 핵심 업종들이 동시에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는 모습이 나타났다.다만 이후 시장은 일정 부분 안정을 찾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단기 충격으로 급락했던 지수가 반등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도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을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단기 충격으로 보는 시각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업종별 흐름에서도 전쟁 리스크가 시장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대로 드러났다. 방산·해운·정유 등 이른바 ‘전쟁 수혜주’로 꼽히는 업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실제 주가 흐름은 기대만큼 단순하지 않았다. 지정학적 이벤트 장세에서는 특정 업종에 단기 자금이 빠르게 몰렸다가 차익 실현 매물이 동시에 쏟아지는 경우가 많아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높은 변동성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대표적인 사례가 방산주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방위산업 수요 확대 기대가 부각됐지만 주가 흐름은 일방적인 상승세로 이어지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화시스템·한국항공우주 등 주요 방산 종목들은 장중 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이다. 한화시스템은 3월 3일 14만6700원에 장을 마감했지만, 하루 만에 11만6000원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3월 5일 오전 10시 30분에는 14만1300원을 기록해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국산 방공 무기 ‘천궁-Ⅱ’ 관련 이슈로 주목을 받은 LIG넥스원 역시 단기 급등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해운주 역시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란 군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해상 운임 상승 기대가 부각됐지만 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상승 흐름이 이어지지 않았다. HMM과 팬오션 등 주요 해운 종목들은 투자자들의 단기 매매가 집중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 기대감 속에 주목받았던 정유주 역시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과 S-Oil 등 주요 종목들은 유가 상승 기대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엇갈리며 장중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정학 리스크 장세”…단기 테마 매매에 변동성 확대이처럼 지정학 리스크 장세에서는 특정 업종이 단기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더라도 지속적인 상승 추세로 이어지기보다 테마성 매매가 반복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이나 군사 충돌과 같은 지정학적 사건은 기업 실적이나 경기 지표와 달리 향후 전개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을 크게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중동과 같은 에너지 공급 핵심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될 경우 국제유가와 환율, 글로벌 자금 흐름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빠르게 확대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펀더멘털보다 단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전쟁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거나 단기 테마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시장 전체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난다. 방산이나 해운, 에너지 업종 등 특정 테마로 자금이 빠르게 쏠렸다가 차익 실현 매물이 동시에 나오며 급격한 등락이 반복되는 것도 이러한 장세의 특징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시장 대응 전략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견고한 만큼 현재의 낙폭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바닥을 확인한 후 대응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미국 증시 흐름을 중요한 변수로 꼽고 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장기화 여부가 핵심이다.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 반도체주를 더 싸게 살 수 있는 타이밍이 분명 다시 올 것”이라며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는데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이 잘 버텨준다면 국내 증시도 반등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증시 데이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해운 등 반사 수혜 기대 업종도 상승분을 반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증시는 단기 급등 부담과 차익 실현 심리가 겹치며 여타 아시아 증시 대비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 충격에 그칠지, 국제유가와 글로벌 자금 흐름을 흔드는 구조적 변수로 확대될지에 따라 향후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올해 다른 지역보다 유독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코스피 급락에 대한 타격감은 상당하다”면서 “주가가 많이 올랐던 업종부터 우선 매도하는 무차별한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6.03.09 09:10

4분 소요
조현범 회장 사내 이사 사임…주주연대가 바라본 한국앤컴퍼니 '오너리스크' [이코노 인터뷰]

자동차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이사 보수 문제를 이유로 사내 이사직을 사임했지만, 여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현재 구속 상태다. 경영 공백에서 나온 그의 사임 결정은 다양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측은 “가족 간 문제가 이사회 운영 문제로 확대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순수성이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주연대 측은 “사법적 판단과 시간적 흐름을 고려하면 단순한 가족 문제로 보기 어렵다”며 “사안을 가족 갈등으로 축소하는 것은 판결의 핵심 취지를 흐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임 ‘묘수’보다는 ‘꼼수’ 평가한국앤컴퍼니 주주연대의 법률대리인 김학유 변호사는 와의 인터뷰에서 조 회장의 사내 이사직 사임은 ‘묘수’보다는 ‘꼼수’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조 회장 개인에게는 전략적 선택일 수 있지만, 회사와 주주 입장에서는 책임 범위를 축소하려는 조치로 비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영책임과 법적 리스크를 일정 부분 분리하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그는 “대외적으로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 결단처럼 보이지만, 이사로서 부담해야 할 책임 구조에서는 벗어나는 측면이 있다”며 “다가오는 형사사건 대법원 판결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등기이사 지위를 정리함으로써 판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경영상 부담을 완화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김 변호사는 “이번 사임이 지배구조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성격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국면을 전환하고 자신의 실익을 관리하려는 성격이 더 짙다”고 덧붙였다. 형식적으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모양새지만 지배력이나 영향력까지 단절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는 책임 구조와 실질적 지배력의 괴리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주주 관점에서의 핵심 우려도 짚었다. 김 변호사는 회사가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 수단’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가장 큰 리스크로 꼽았다. 반면 총수 공백이 길어지는 것 자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 회장이 구속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동안 주가는 상승 흐름을 보였고, 사내이사 사임 발표 당일에는 10% 이상 오르기도 했다.그는 “소액주주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는 결국 주가의 방향성”이라며 “총수의 물리적 부재보다 의사결정 구조가 얼마나 투명하게 작동하느냐가 더 큰 변수”라고 말했다. 즉 경영 공백 자체보다는 지배구조 리스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본질적이라는 설명이다. 동시에 이는 시장이 단기적 리더십 공백보다 구조적 개선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이번 문제의식은 보수 지급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김 변호사는 “조 회장이 2023년 약 9개월간 구속 상태였음에도 이사 보수 총액의 상당 부분을 받았다”며 “회사 차원에서 별도의 조치가 없었다는 점은 내부 견제 장치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사회가 지배주주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유사한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제도적 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 ‘형제의 난’ 프레임은 구태…이사회 독립성 강화해야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을 ‘형제의 난’으로 보는 시각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창업주 조양래 명예회장의 경영권 승계 이후 형 조현식 전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동생 조 회장 형제간 지분 확보와 영향력 확대를 둘러싼 갈등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조 회장과 형제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번 사안 역시 그 연장선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지분 구조와 향후 의결권 행사 방향에 따라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그러나 김 변호사는 핵심 쟁점이 개인 간 대립이 아니라, 지배주주의 이해 상충을 통제할 제도적 장치와 이사회 견제 기능의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연장선으로 해석하는 시각은 구태적”이라며 “대법원 판결 이후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으나, 이는 개인 갈등 때문이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갈등 프레임이 반복될수록 필요한 제도 개선 논의가 가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김 변호사는 이사회 내 독립성 강화를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집중투표제 등을 통해 주주의 지지를 받는 독립이사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지배주주에 대한 견제와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간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제도 도입 이후 운영 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2차 상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한국앤컴퍼니는 올해 정기주주총회부터 집중투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이번 3월 주총이 아닌 차기 주총부터 제도가 적용된다.그러나 제도 도입을 둘러싼 우회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변호사는 이사의 정원 축소를 통해 집중투표제 실효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올해 정기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은 삭제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적용은 다음 주총부터”라며 “이사의 정원을 15명에서 9~10명 수준으로 낮출 경우 일정 기간 제도의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의 취지가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확보에 있는 만큼, 형식적 도입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사안을 특정 인물 간 갈등으로 축소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접근”이라며 “중요한 것은 주주들의 공통된 문제의식과 회사의 지속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연대는 특정인의 이해를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며, 지분 규모를 기준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026.03.09 09:06

4분 소요
중동 리스크에 금융권 비상…안전자산 ‘금’ 다시 뜰까

은행

중동발(發) 지정학 리스크가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 유가와 환율이 요동치면서 투자자 자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으로 이동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국내 5대 금융그룹도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수출·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금융지원에 나섰다.3월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새벽 원·달러 환율은 뉴욕증시 개장 직후 상승 폭을 빠르게 키우다 장중 한때 1506.0원까지 치솟았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1500원을 넘어선 것이다.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며 1485.7원에 야간 거래를 마쳤으나, 시장이 받은 충격은 여전히 남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흐름도 불안했다. 4일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한 뒤 1480원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다 전 거래일보다 10.1원 오른 1476.2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단기간(1개월 이내)에 상황이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커질 수는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과도하게 확대 해석하거나 막연한 공포심리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정학적 불안은 언제나 원화 약세 재료이나, 강도와 기간은 결국 유가에 달려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은 1470~1480원까지 단기 오버슈팅 가능하나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점차 안정되는 국면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3일 KRX 금시장에서 금 가격은 1g당 24만9200원으로 전일보다 9900원(4.14%) 상승했다. 다만 4일에는 전일보다 6090원(2.44%) 내린 24만31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상승 폭 일부를 반납한 것으로 풀이된다.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팀장은 금 가격 움직임에 대해 “최근 금값이 일부 조정을 보인 것은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반영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 투자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금은 이란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단기 베팅하기 위한 자산이라기보다, 자산 배분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투자 성향에 따라 전체 금융자산의 약 5~20% 수준을 금으로 보유하는 전략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금융권 비상 대응 가동…기업 금융지원 확대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국내 금융사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 등 주요 계열사 대표가 실시간으로 환율·금리·유가 등을 점검하고 있다.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KB재해복구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분쟁 지역 진출 기업이나 수출입 실적이 있는 기업 및 협력사에 최대 1.0%포인트(p)의 특별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피해 규모 범위 내에서 최대 5억원의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을 지원하며, 3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은 추가 원금 상환 부담 없이 우대금리를 적용해 만기 연장을 지원한다.신한금융은 지난 3월 2일 그룹위기관리협의회를 열어 중동 지역 정세 악화가 금융지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그룹 차원의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신한금융은 현재 위기관리 단계를 ‘주의’로 유지하고 주간 단위 정례 회의를 통해 시장 상황과 그룹 영향도를 점검하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신한 재해복구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경영 애로를 겪는 수출 및 해외 진출 중견·중소기업을 지원한다. 피해 규모 범위 내에서 최대 10억원의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을 대출하고 최고 1.0%p의 특별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만기가 임박한 대출 역시 우대금리를 적용해 연장을 지원한다.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지속적인 리스크 모니터링을 통해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등을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위기 상황 발생 시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하나금융은 현지 피해 교민에 대한 생필품 및 구호 패키지 등 인도적 지원 방안 프로그램을 정부 유관기관과 협의 후 신속히 추진한다. 하나금융 역시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특별 금융지원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총 12조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기업당 최대 5억원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대출 만기 최대 1년 연장 ▲분할상환 최대 6개월 유예 ▲대출 금리 최대 1.0%p 감면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예기치 못한 국제 정세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민과 기업들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우리금융도 지주사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유동성 상황과 외환·자금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3월 1일 중동 사태 발생 직후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한 데 이어, 지난 4일 ‘중동 상황 관련 현안 점검 회의’를 열어 대응 상황을 재점검했다.임 회장은 “환율이 다시 급등세를 보이는 만큼 외환시장 변동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은행 부문은 외화 유동성을 일별 관리 체제로 전환해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NH농협금융도 지난 3월 2일 부서장 긴급 회의를 열어 중동 국가 익스포저(위험 노출)를 점검하고 연관 산업 영향과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그룹 차원의 ‘금융시장 비상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계열사 금융 포트폴리오 영향을 점검하고 피해 기업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2026.03.0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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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 장기화 우려…산업 지형 재편되나 [美·이란 전쟁, 시험대 선 韓 경제] ②

산업 일반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 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일부 업종의 반사이익이 기대되지만, 전문가들은 전쟁이 길어질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 차질이 동시에 나타나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특히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될 경우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동에서 생산되는 원유 상당량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충돌이 장기화되면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해상 운임이 동시에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산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 충돌로 끝날 경우 업종별 희비 정도로 마무리될 수 있지만,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공급망 전략과 투자 방향까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장기전 땐 공급망 리스크 확대에너지 가격 상승은 일부 업종에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 시 보유한 원유 재고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고 평가이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동 정세 불안이 확대될 때마다 정제마진과 재고 평가이익이 동시에 늘어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전이 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는 “유가 상승 자체는 정유사 실적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중동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원유 조달 비용과 운송 비용이 동시에 상승할 수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되면 단기 수혜 효과가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수혜 가능성이 거론된다. 각국이 에너지 안보 확보에 나설 경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해양 에너지 설비 발주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커질수록 LNG 운송과 저장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진다”며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관련 선박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항공업계는 전쟁 장기화 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중동 직항 노선인 인천~두바이 노선을 매일 운항해 왔지만 최근 중동 긴장 고조로 해당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대한항공은 이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인천~텔아비브 노선도 장기간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전쟁이 길어질 경우 연료비 상승과 항로 우회가 동시에 발생해 수익성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항공산업 전문가는 “중동 지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항공유 가격 상승과 운항 거리 증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장거리 노선 비중이 높은 대형 항공사일수록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역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가운데 약 25%가 중동 지역에서 발생하는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곧바로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장 인력 안전 문제와 공정 지연 가능성, 해상 운임과 보험료 상승 등을 주요 리스크로 꼽고 있다. 특히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의 경우 공사가 지연되면 금융비용과 공사비가 동시에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건설업계 관계자는 “단기 충돌이라면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화되면 프로젝트 일정과 비용 구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류 비용 상승 등 중동 투자 전략 변수국내 기업들의 중동 투자 역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약 600억원을 투자해 사우디아라비아 글로벌 물류센터(GDC)를 본격 가동했다. 해당 센터는 하루 약 1만5000건 이상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물류 거점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아이허브(iHerb)가 주요 고객사다.회사 측은 물류센터가 공항 인근에 위치한 만큼 직접적인 안전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 흐름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물류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물류 허브로 주목하는 지역”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물류 네트워크 운영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중동을 신흥 시장으로 공략해온 소비재와 제약 업계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의 중동 수출 규모는 약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최근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왔다. 다만 화장품 수출의 상당 부분이 해상 운송에 의존하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 비용 상승과 배송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다. 식품업계 역시 할랄 인증 제품 확대와 유통망 구축 등을 통해 중동 시장 공략을 강화해 왔지만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현지 시장 확대 전략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제약·바이오 업계 역시 원료 가격과 물류 비용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원료 가운데 일부는 석유화학 산업과 연결돼 있어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지정학적 충돌을 넘어 한국 산업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 경제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중심의 수출 구조를 갖고 있어 중동 지역 변수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이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단기 충돌이라면 업종별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에너지 가격과 물류 비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사태는 단순히 유가 상승 이벤트가 아니라 공급망 안정성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시험하는 사건”이라며 “기업들의 투자 전략과 공급망 재편 논의가 더욱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현재의 수출 상승 흐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 나가겠다"라며 "중동상황 장기화 가능성에도 대비하면서 중기부, 해수부 등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3.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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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나요’ 1919년 최고 잘 나갔지만 역사적으로 묻힌 기업가 이야기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했고, 옥고까지 치른 기업인은 누구일까요?’ 이에 해당하는 인물은 단 1명. 그럼에도 정답을 알고 있는 이는 극소수다. 심지어 주인공의 친인척들조차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했다. 기업인이자 독립운동가 그리고 교육자로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지만 역사책에서는 볼 수 없는 동화약품의 설립자 민강 선생의 발자취를 되짚어봤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의 선구자이기에 현시대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인·독립운동가·교육자 ‘불굴의 족적’ 지난 2월 25일 서울 중구 순화동에 위치한 동화약품의 본사 1층 ‘1897 라운지’에서 민강 선생의 선한 영향력을 받은 후손들이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이날 평전 출판 기념회를 맞아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을 비롯해 서울대와 대한약학회 등의 약학계, 동성고·이화여고 등의 교육계, 저자인 고진숙 작가를 비롯한 사학계 및 출판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색적인 조합의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모두 민강의 선한 영향력 덕분이다. 민강은 국내 제약업 태동을 이끈 기업가이자 소의학교(현 동성중·고등학교)와 조선약학교 설립에 참여하며 교육과 약학 기틀을 마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헌신적인 삶을 살았다. 기업인·독립운동가·교육자로서 위대한 발자취를 남겼지만, 민강에 대한 사료는 많지 않다. 그는 평생 일기나 저작을 남기지 않았다. 이에 다방면에서의 쌓은 업적에 비해 역사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졌다.평전 출판으로 민강의 삶을 재조명하게 된 계기도 후손의 간절함 때문이었다. 평전의 저자인 고진숙 작가를 붙잡고 오열하면서 역사적으로 묻힌 ‘민강 이야기’를 늘어놓았던 게 출판으로 연결됐다. 민강의 친인척인 송지희 서울시립대 교수는 “‘몸까지 다쳐가며 기업 운영과 독립운동을 하신 분은 없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또 그런 분의 자취가 역사책에 전혀 남지 않아서 너무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고 작가는 민강을 “한 병의 약으로 수많은 생명을 구하고, 한 뜻으로 조국의 독립을 꿈꾸다”라는 문장으로 정리했다. 최초의 국산 신약으로 꼽히는 ‘활명수’는 민강의 업적에서 빼놓을 수 없다. 활명수는 구한말 급체와 토사곽란(吐瀉癨亂)으로 고통받던 백성들의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활명수는 국내 최초의 등록 상품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활명수는 왕명을 전달하는 연락관인 궁중 선전관 직책을 지낸 아버지 민병호와 민강이 개발한 소화제다. 궁궐에서 쓰인 소화불량 해소약과 양약을 섞어 최초의 국산 신약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활명수는 양약을 구하기 힘들었던 일제 강점기에 대히트를 쳤다.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활명수를 찾는 사람이 줄을 섰다고 한다. 하지만 민강은 이윤만을 좇지 않았다. 고 작가는 “1919년 당시 동화약방은 국내에서 가장 잘 나갔던 기업이었다. 하지만 부를 축적하기보다 활명수를 판매한 수익금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모두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독립운동가들이 중국으로 이동할 때 활명수를 휴대해 현지에서 판매하고 그 수익을 독립자금으로 활용할 정도로 지원해줬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책임 다한 ESG 경영의 시초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독립자금을 지원한 경영인은 있었지만, 독립운동으로 옥살이까지 경험한 인물은 민강이 유일하다. 민강은 1909년 항일 비밀결사단체 대동청년단을 결성했다. 독립운동이 거세게 일었던 1919년 동화약방 분점을 개점해 ‘3.1만세운동’의 연락사무소로 활용했다. 또 임시정부의 국내 연락 거점인 경성연통부 역할을 하기도 했다. 교육자로서도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1907년 소의학교와 1918년 조선약학교 설립에 참여하며 인재 양성의 토대를 마련했다. 조선약학교는 현재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으로 이어지며 한국 약학 교육의 산실로 자리하고 있다. 공로를 인정받아 1963년 제약업계 기업인 최초로 건국훈장 독립장에 추서됐다. 독립운동으로 인한 외압 속에 동화약품의 경영은 점차 어려워졌다. 그러다 1937년 민족기업가 윤창식 사장이 인수 후 동화약품의 역사와 ‘민강 정신’은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민강이 진정한 ESG 경영을 펼쳤다는 점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활명수 판매로 얻었던 이윤을 대부분 독립자금으로 전달하는 등 기업 활동이 사회적 책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강 선생의 삶과 실천은 기업이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되묻게 하며, 이 정신은 오늘날 ESG 경영과 지속가능발전이 추구하는 기본 가치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고 평했다. 송지희 교수도 민강이 가족들에게 손수 보여준 사회적 가치를 주목했다. 그는 “민강 선생의 활동이 이윤이 목적이 아닌 사람을 살리는 것, 교육시키는 것, 우리나라가 독립하는 것 그 세 가지 사회적 가치에 있었다”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가치들이 다 이뤄졌다. 큰 가치를 두고 모든 것을 다 바치셨던 분이라 더욱 감동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평전에는 친척들도 잘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가 민금봉 선생의 생애도 담겼다. 민금봉의 손녀딸인 송지희 교수는 2019년 할머니가 대통령 표창을 받으면서 독립운동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서대문 형무소에 할머니의 사진이 있는 것도 그때 알았다고. 민강의 친척인 민금봉은 동화약방에 거주했고, 이화여자고등보통학교에서 항일 만세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서대문경찰서에 피검됐다. 이화여고보의 독립만세시위에 앞장선 그는 손수 80장의 태극기를 직접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1000만 관객을 모은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단종의 곁을 끝까지 지킨 ‘조용한 충신’ 엄흥도의 삶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활명수를 낳은 기업가이자 독립운동가 민강’ 평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위대한 유산을 남긴 역사적 인물인 민강을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2026.03.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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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광풍에 ‘돈 길’ 찾은 티맵까지… 포트폴리오 잭팟 터진 SK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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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 낙수효과만 누리던 시대는 끝났다. 분사 4년, SK스퀘어가 남다른 선구안으로 ‘투자 전문 회사’의 입지를 차근히 다지고 있다.최근 SK스퀘어는 그간 축적해 온 투자 역량을 몸값으로 증명했다. 단순히 SK하이닉스의 호실적에 편승한 지주사를 넘어 공들여 키운 포트폴리오가 싹을 틔우는 모습이다. 지난 2월 27일 종가 기준 SK스퀘어의 시가총액은 약 85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월 초 10조원대에서 8배 이상 수직 상승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도 삼성전자우를 제외하고 5위에 등극했다. 이번 성과는 2025년 거둔 사상 최대 실적이 뒷받침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8조7974억원과 8조8187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나 뛰었다. 2021년 11월 SK텔레콤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약 4년간 진행된 포트폴리오 재편의 결과다. SK스퀘어는 분사 초기에만 해도 SK하이닉스의 배당금만 관리하는 특수 목적 회사라는 냉소적인 시각에 시달렸다. 물론 ‘백만닉스’(주가 100만원) 시대를 연 SK하이닉스의 지분법 이익이 든든한 실탄이 됐지만, 이를 바탕으로 구축한 투자 모델이 시장에 확신을 주고 있다.하이닉스 넘어 직접 투자 성과SK스퀘어는 미국과 일본 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 7곳에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전체 이익 규모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최대 7배의 기업 가치 제고를 실현하며 정교한 투자 레이더를 자랑했다.2023년 하반기 투자한 미국 디매트릭스는 작년 말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 가치가 20억달러(약 3조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2019년 설립한 디매트릭스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싱가포르 국영 투자사 테마섹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린 회사로, 데이터센터용 AI 추론 칩에 특화했다.차세대 AI 칩을 만드는 미국 테트라멤 역시 올해로 예정된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 가치가 기존 4억5000만달러(약 6500억원)에서 2배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스마트 카메라 등의 수요가 늘면서 테트라멤의 고속·저전력 AI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어서다. 이처럼 회사 미래 먹거리 발굴의 주역은 SK하이닉스와 손잡고 설립한 글로벌 투자 기지인 TGC스퀘어다. 신한금융그룹과 LIG넥스원 등 국내 금융사가 공동 출자한 TGC스퀘어는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전략적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해외 투자 업무를 총괄한 경험이 있는 안홍익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영입하고, 기존 CIO·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조직은 전략투자센터로 변경해 글로벌 투자 실행력을 강화했다.SK스퀘어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티맵모빌리티도 2025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과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 소식을 전하며 모회사에 힘을 실었다. 티맵은 킥보드와 대리운전 등 수익성이 낮고 노동 집약적인 사업의 비중을 과감히 축소하고, 데이터와 AI 중심의 B2B(기업 간 거래) 비즈니스로 체질을 개선했다.완성차 탑재형 내비게이션 ‘티맵 오토’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급증했고, 운전 점수 기반의 보험 사업 역시 29.4% 성장하며 실적의 중추가 됐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500만명의 트래픽을 AI 에이전트 서비스와 연계해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린 전략도 주효했다. AI 에이전트 도입 효과로 AI 서비스 트래픽은 지난해 3분기 244만명에서 4분기 515만명으로 한 분기 만에 2.1배 늘었다. AI가 맥락을 이해하는 대화형 인터페이스와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맛집을 추천하는 ‘어디갈까’ 등 서비스가 호응을 얻었다.그렇다고 모든 포트폴리오가 장밋빛은 아니다. 11번가·원스토어·SK플래닛 등을 포함한 주요 ICT 계열사의 합산 영업손익은 여전히 474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전년 대비 적자 폭을 62% 줄이며 경영 효율화 노력이 조금씩 빛을 보고 있지만, 이들이 주가 할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알리·테무 등 C커머스의 공세와 구글·애플의 앱마켓 독점 구도 속에서 독자적인 생존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주주 환원 선순환 구조순자산가치(NAV)의 95%를 차지하는 SK하이닉스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 역시 SK스퀘어의 중장기 개선 과제로 꼽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처음 개장한 지난 3일 국내 증시에서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와 나란히 7%대 하락 마감하며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임을 보여줬다.다만 중동 리스크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도 AI 인프라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 SK하이닉스의 후광 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수요로 서버용 메모리의 가격 강세가 올 1분기 모바일 제품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는데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기대치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런 흐름은 2분기에도 이어지며 전사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260% 오른 170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SK스퀘어는 지금의 훈풍에 안주하지 않고 투자 전문 회사의 타이틀에 걸맞게 ‘투자’와 ‘주주 환원’ 미션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보유 포트폴리오의 지분 가치를 끌어올려 2028년까지 NAV 할인율을 30%까지 낮추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이런 의지를 반영하듯 SK스퀘어는 잘나가는 자회사 덕에 얻은 현금을 창고에 쌓아놓고만 있지 않는다. 할인율 방어를 위해 배당 수입의 30% 이상을 자사주 매입과 현금 배당에 쓰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성장이 SK스퀘어 주주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구조다. 지난해에만 2000억원의 자사주를 사들였다.오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5조8900억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주주 환원을 위한 실탄을 확보하기로 했다. 지속 가능한 주주 환원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다.김정규 SK스퀘어 사장은 “올 한 해 AI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사업을 혁신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AI 진화 병목 해소와 반도체 밸류체인 영역의 신규 투자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3.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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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한국콜마, 유럽 중심 이탈리아 향해 정조준 'K뷰티 영토확장'

산업 일반

‘간판’ 글로벌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유럽의 패션·뷰티 성지로 꼽히는 이탈리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현지 생산 거점을 인수하며 ‘메이드 인 이탈리아’(Made in Italy) 기반을 확보했고, 한국콜마는 이탈리아 ODM사의 한국 법인 인터코스코리아와의 소송에서 완승을 거뒀다. 국내 1·2위 ODM 기업이 나란히 유럽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K-뷰티 위상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지리적 이점 노린 현지 기업 인수코스맥스는 최근 이탈리아 ODM 기업 케미노바 지분 51%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케미노바는 밀라노 인근 브레시아 지역에 생산 시설을 둔 중견 ODM 기업이다. 1985년 설립 이후 ▲더마코스메틱 ▲헤어케어 ▲의료기기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다만 연간 생산 능력은 약 2000만 개, 매출은 180억원 수준으로 코스맥스와 비교하면 규모 면에서는 작은 편이다.이번 인수의 핵심은 규모보다 ‘위치’에 있다. 그동안 코스맥스는 중국·미국·동남아·아시아 등에 생산시설을 집중하고, 유럽에는 연구·영업 네트워크만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번 케미노바 인수를 통해 코스맥스는 처음으로 유럽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케미노바 공장이 위치한 브레시아 지역은 인터코스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이 모인 ‘뷰티 허브’로 통한다. 유럽 내 화장품 물류·유통 인프라와 인력이 집중된 핵심 지역으로, 코스맥스가 파트너 브랜드 제품을 해당 공장에서 생산할 경우 ‘메이드 인 이탈리아’ 표기가 가능하다.코스맥스는 케미노바가 보유한 다양한 품질·유기농 인증을 활용해 유럽 클린·비건 화장품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케미노바는 현재 유기농 화장품 인증(COSMOS)과 우수화장품제조관리기준(GMP) 등 필수 인증을 모두 갖고 있다. 이 밖에도 코스맥스의 R&D 능력과 대량 생산 노하우를 최대한 빨리 결합하고 공장 설비 확대를 계획 중이다.업계 관계자는 “유럽 뷰티 시장은 프리미엄 이미지와 자연 친화적인 성분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징이 있다”면서 “한국 ODM사만의 기술과 기발한 아이디어에 더해 유럽 원산지 표기까지 덧붙인다는 것은 단순한 문구 이상의 상징성을 갖는 것”이라고 귀띔했다.코스맥스 관계자는 “케미노바 인수는 유럽 시장 공략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현지 고객사는 물론 유럽에 진출하려는 K-뷰티 브랜드와의 협업을 함께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사 책임·소송 비용까지 환수또 다른 ‘원투 펀치’인 한국콜마는 법정에서 유럽 최대 ODM 기업인 인터코스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콜마에 따르면 지난 1월 28일 인터코스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자외선 차단제(선케어) 핵심 기술 유출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사건은 2018년 한국콜마 전직 직원 두 명이 인터코스코리아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선크림 처방 자료 등 핵심 영업비밀을 유출하면서 시작됐다.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서 인터코스코리아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따른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한국콜마는 인터코스코리아와 자사 전 직원 A씨로부터 각각 1560만원씩, 총 3120만원의 소송 비용을 수령했다. 소송 과정에서 한국콜마가 부담한 법정 비용 전액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기술 유출에 대한 형사 책임을 넘어 민사적 부담까지 가해졌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한국콜마 관계자는 “자사의 자외선 차단제 기술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품질과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이번 판결을 통해 한국콜마의 선케어 기술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핵심 기술 유출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원칙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중심지 이탈리아 시장을 향해 활을 겨냥한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실적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맥스는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958억원으로 전년보다 11.6%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7% 증가한 2조3988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1311억원으로 48.3% 증가했다. 매출과 당기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였다.한국콜마 역시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3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6%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 증가한 2조7224억원, 당기순이익은 1683억원으로 34.3% 늘었다.글로벌 K-뷰티 수요 확대와 함께 중소·인디 브랜드의 해외 수출이 급증하면서 ODM 위탁 생산 물량이 동반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한국콜마 관계자는 “K-뷰티 호황에 따른 고객사와의 동반 성장이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해외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영업력을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3.09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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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포화 속 ‘호르무즈 잔혹사’... 韓 경제, 퍼펙트스톰 오나

산업 일반

중동의 화약고가 결국 터졌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에너지 시장은 유례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에너지 자급률이 낮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 경제에 이번 사태는 단순한 외부 변수를 넘어선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동맥경화’ 걸린 호르무즈, 에너지 안보 붕괴정부는 3월 4일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점검회의를 열어 ▲에너지 ▲화학제품 ▲소재·장비 등 중동 의존도가 높은 경제안보품목의 ▲수입 동향 ▲대체 가능성 ▲국내 생산여건 등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점검 결과 에너지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국내 수급 관련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정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보유한 비축유는 정부와 민간을 합산해 총 208일분이다. 이 가운데 정부 비축유는 절반 수준인 약 100일분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권고하는 최소 기준인 90일분을 웃돈다. 나프타는 호르무즈 해협 이용 비중이 54%로 상황 장기화시 수급 우려가 있어 수출 물량 내수 전환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정부는 이에 더해 중동 외 원유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비상 대책을 가동했다.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통해 북미·중남미 등 중동 외 지역으로부터 원유 구매 자금 지원 한도를 기존 90%에서 100%로 확대키로 했다. 문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장기 봉쇄’다. 폭 33km에 불과한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로, 중동산 원유가 아시아로 향하는 핵심 수송로다.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 LNG의 약 30%를 이 해협을 통해 들여온다. 만약 이란이 이곳을 장기간 봉쇄하거나 군사적 분쟁 지역으로 만들 경우, 대체 항로를 찾기 힘든 한국의 에너지 수급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른다. 특히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포인트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연평균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경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포인트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조건에서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하고 경상수지는 26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시나리오별로 보면 전쟁이 단기간 내 협상 국면으로 전환돼 2026년 연평균 유가가 80달러 내외에 머무는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0.1%포인트 하락하고 경상수지는 58억달러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소비자물가는 0.4%포인트 오르며 물가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미국 또는 연합군의 지상군 투입과 함께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는 오일 쇼크 시나리오에서는 연평균 유가가 150달러 이상으로 치솟아 성장률이 최소 0.8%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2.9%포인트 급등할 것으로 분석됐다. 경상수지 감소폭도 767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경우 연간 성장률이 1% 안팎에 머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문제는 국제 유가가 이미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글로벌 원유 기준 가격인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 3일 배럴당 85달러까지 상승해 2024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미국이 글로벌 해상 운송로 보호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 이후 약 80달러 수준으로 소폭 조정됐다.최근 한국 경제의 경기 복원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에서 이번 중동발 충격은 경기 회복 국면으로의 진입을 상당 기간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다봤다. 특히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가운데 물가만 치솟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내수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질 것으로 우려했다.물가 폭탄과 소비 위축…스태그플레이션 공포고유가는 즉각적으로 국내 물가를 자극한다. 유가 상승은 운송비와 제조 원가를 높여 공산품 가격을 올리고 이는 소비자 물가 지수(CPI)의 가파른 상승으로 이어진다.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압박까지 가중되면 서민 경제는 유례없는 고통에 직면하게 된다.더 큰 문제는 ‘환율’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안전 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쏠리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한 번 더 밀어 올리는 ‘더블 악재’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자니 가계부채와 경기 침체가 발목을 잡고 금리를 동결하자니 자본 유출과 물가 폭등이 우려되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결과적으로 성장은 멈추고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적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원유 의존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오일 쇼크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및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과도한 원유 의존도를 개선하기 위한 경제·산업 구조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새로운 대체 공급선을 발굴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원유 공급의 최우선은 안전성이다. 수급이 잠시라도 끊길 경우 공장 가동이 멈추게 된다. 실제로 정유업계에서는 러이아산 원유 수입을 늘렸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원유 수입이 끊긴 전례가 있다. 이번 미·이란 전쟁은 한국 경제에 있어 ‘외부 충격’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외면해왔던 에너지 편중 구조와 수출 중심 경제의 취약점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칼날이다. 이번 위기를 단순히 버텨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 구조의 근본적 혁신과 산업 포트폴리오의 재편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전쟁의 화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경제 자생력을 확보하는 것,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에 주어진 가장 시급한 과제다.김용희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이란 전쟁으로 유가와 환율 불안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는 성장 둔화·물가 재상승 압력이 동시에 커진 상황”이라며 “다만 정부와 한은이 시장안정 조치를 가동하고 있어 단기 충격의 크기는 중동 정세의 장기화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2026.03.09 06:00

5분 소요
AI가 바꾸는 것, 바꾸지 못하는 것 [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증권 일반

철학자 볼테르는 “사람의 됨됨이는 답이 아니라 질문으로 판단하라”고 했다. 300년 전 이 말이 2026년 한국 대학 입시 열기에 반영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올해 주요 대학 수시모집에서 철학과가 일제히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대 일반전형에서 철학과(15.56대 1)는 인문대 1위를 차지했고, 고려대 계열적합전형에서는 철학과(22.33대 1)가 의대 다음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중앙대 논술전형은 155.3대 1, 경희대 논술전형은 151.43대 1, 한양대 교과전형은 21.00대 1에 달했다. 한두 대학의 이변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AI 관련 학과 지원자가 전년 대비 16% 늘어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KAIST는 AI 철학 연구센터를 개소했고, 교육부는 인문사회 학술연구 예산을 4489억원으로 확대했다. 기술의 파도가 높아질수록 닻을 내릴 곳을 찾는 본능이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이 역설은 우연으로 보이지 않는다. AI 학과와 철학과 선호가 동시에 치솟는 현상은 시대가 ‘답을 만드는 능력’과 ‘질문을 던지는 능력’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나는 기술의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사유의 영역이다. 그리고 이 두 영역의 교차점에 브랜드의 미래가 있다.이제 AI는 도구 넘는 운영체계맥킨지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10곳 중 9곳이 AI를 비즈니스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1년 전 55%에서 급등한 수치다. AI는 단순한 생산성 향상 도구를 넘어 조직 운영의 기반이 되고 있다. 페덱스(FedEx)는 AI 로봇을 활용해 시간당 1000개의 화물을 90개 목적지로 분류하고, 아메리칸항공은 환승 실패 가능성을 AI가 사전에 감지해 고객이 문의하기 전에 대체 항공편을 확보한다.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주체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거대 기술기업(빅테크)이다.그러나 그 물결 위에서 어디로 항해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개별 기업과 개인의 몫이다. 여기서 철학과 선호 현상이 주는 통찰이 드러난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은 “답할 수 없는 질문을 가진 편이 질문할 수 없는 답을 가진 것보다 낫다”고 했다. AI가 더 빠르고 정확한 답을 만들어내는 시대일수록, 진짜 경쟁력은 ‘무엇을 물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 사회 전체가 답의 효율과 질문의 깊이를 동시에 갈구하고 있다. 브랜드의 관점에서 보면 이 구도는 더욱 선명해진다. AI는 고객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실시간으로 설계한다. ‘어떻게(How) 팔 것인가’는 기술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왜(Why)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은 기술이 대신할 수 없다. 데이터는 고객의 행동을 읽어주지만, 그 너머의 욕망과 불안을 해석하는 것은 브랜드의 철학이다.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문학과 결합해야 가슴을 뛰게 하는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파타고니아가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광고를 내건 것도 효율의 논리가 아니라 철학의 논리였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기술적 역량 위에 자기만의 질문을 올렸다는 데 있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고객에게 진짜로 약속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브랜드만이 AI가 범용화되는 시대에도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남는다.철학과와 AI 학과가 동시에 인기를 끄는 현상은 사회의 거시적 변화가 이미 이 방향을 가리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의 파도는 빅테크가 만들지만, 그 위에서 방향을 잡는 것은 철학적 사유다. 기업에게는 브랜드 철학이고, 개인에게는 질문하는 능력이다.AI가 모든 것을 바꾸는 시대다. 더 빠르고 정확한 답은 이미 기계가 만들어내고 있다. 사람과 브랜드에게 남은 과제는 더 좋은 질문을 던지는 일이다. 성찰을 멈추는 순간 기술의 진화는 발전이 아니라 표류가 된다. AI가 바꾸지 못하는 것, 그것은 질문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이며 질문하는 존재로서의 브랜드다.

2026.03.08 10:01

3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