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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곧 위대함의 출발점” 김명진 대표가 찾은 답 [CEO의 서재]

목표를 세우고도 지키지 못하는 일은 왜 반복될까. 앨런·바바라 피즈가 쓴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원칙(The Answer)'은 이 질문에 뇌과학적 답을 건넨다. 책은 “뇌는 우리가 반복적으로 주목하는 대상을 기회로 인식한다”고 말한다. 목표를 막연한 다짐이 아니라 숫자와 기한이 붙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꿀 때 비로소 현실이 된다는 설명이다.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는 이 책을 “목표 달성의 실전 바이블”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을 통해 리더가 목표를 세우고 행동으로 옮기는 방식을 다시 정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김 대표는 평생 두 가지 신념을 지켜왔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와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자”다. 그는 “이 책이 그 신념을 조직 경영의 문법으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대표이사 취임 이후 목표를 수치로 구체화해 구성원과 공유하고, 이를 행동으로 이어가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책은 뇌의 주의력을 목표 달성의 핵심 자원으로 본다. 저자는 사람들이 실패하는 이유로 목표가 모호하거나 행동으로 연결할 구체적 장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목표를 손으로 쓰고 눈에 보이게 두는 단순한 습관이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확언과 시각화는 뇌를 목표에 몰입하게 만드는 과정으로, 개인의 동기를 넘어 조직 전체의 방향성을 통일하는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이와 함께 책은 두려움과 걱정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느끼는 불안감을 ‘실패의 신호’로 오해하지만, 저자는 이를 뇌가 학습 과정에 진입했다는 증거로 해석한다. 이처럼 불안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행동을 이어갈 때 비로소 목표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이는 도전을 피하기보다 작게라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저자는 성공 습관 여섯 가지를 제시한다. ▲목표를 손으로 적고 ▲데드라인을 붙이며 ▲목록을 잘 보이는 곳에 두고 ▲확언·시각화로 목표를 각인시키며 ▲두려움을 실패가 아닌 학습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라는 것이다.김 대표는 책이 강조한 ‘데드라인과 시각화’ 원칙을 경영 현장에 접목했다. 그는 회사의 장기 목표를 세부 과제로 나누고 기한을 정한 뒤, 이를 전 직원에게 공개해 구성원이 목표를 함께 인식하도록 했다. 개인과 부서의 성과지표(KPI)는 수치화해 관리 체계에 반영했다. 실행 과정에서 나온 성과와 한계에 대해서는 피드백을 진행하고 개선하는 프로세스를 정착시켰다.또 그는 “시작부터 위대할 필요는 없지만, 위대해지려면 시작해야 한다”는 책 속 구절을 가장 깊이 새겼다. 그는 리더의 역할을 “행동을 설계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하며, 작은 실행이 모여 큰 성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이노그리드는 지능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운영 플랫폼 전문 기업으로, 15년 넘게 핵심 기술 개발에 투자해 왔다. 국내 서버 가상화 솔루션 최초이자 유일하게 CC인증을 받았고, 국정원 보안기능확인서와 GS인증 1등급을 포함해 300여 건의 지식재산권과 품질 인증을 확보했다. 현재 이노그리드는 정부·공공기관·대기업·금융권 등 400여 고객사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유일하게 클라우드 전 주기 솔루션(IaaS, PaaS, CMP 등)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2025.10.19 11:00

3분 소요
LG전자, 인테리어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에 전략적 투자…'AI 홈' 시대 앞당긴다

테크

프리미엄 아파트 인테리어 전문기업 아파트멘터리가 LG전자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양사가 가전·인테리어·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주거 경험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의 일환으로, 2022년 시리즈 C 투자 이후 첫 신규 투자 유치다.국내 아파트 인테리어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아파트멘터리는 통합형 주거 서비스 모델을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누적 리모델링 착공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4.07% 증가했다. 고객만족도(NPS)는 업계 최고 수준인 56.07점을 기록하며 높은 서비스 경쟁력을 입증했다.이번 투자를 통해 양사는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 인테리어 설계 초기 단계부터 LG전자의 스마트 가전과 IoT 기술을 완벽하게 통합하는 새로운 주거 솔루션 ‘이머시브홈(ImmersiveHome)’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고객의 생활 방식과 취향에 맞춰 공간과 기술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몰입형 주거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구체적으로 아파트멘터리의 자체 주방 가구 브랜드 ‘아킷’(Akit)과 LG전자의 프리미엄 주방가전을 결합한 패키지 상품을 출시한다. 이를 통해 고객은 가구와 가전을 따로 구매하고 설치해야 했던 기존의 번거로운 과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멘터리에서 상담부터 구매, 시공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함으로써 인테리어 과정 전반의 고객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이번 협력은 단순한 사업 제휴를 넘어, LG전자가 아파트멘터리 이사회에 참여하는 등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양사는 장기적인 비전을 공유하며 전략적 방향성과 실행 체계를 더욱 긴밀하게 조율해 나갈 예정이다.윤소연·김준영 아파트멘터리 공동대표는 “지난 10년간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안목을 만족시키며 디테일한 K-장인정신 기반의 홈 리노베이션 서비스를 발전시켜 왔다”며, “북미 등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한 LG전자와 함께 전 세계 고객에게 신뢰받는 새로운 차원의 주거 경험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LG전자 관계자는 “홈 레노베이션 서비스와 가전은 전 세계적으로 고객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핵심 영역”이라며, “이번 투자는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양사가 장기적인 비전 아래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16 09:19

2분 소요
한인 핀테크 스타트업 하프모어, 누적 35억 원 투자 유치…미국 전역 서비스 확대 박차

스타트업

실리콘밸리 기반의 한인 핀테크 스타트업 하프모어(Halfmore, 대표 이주현)가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누적 35억 원(약 251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완료했다고 14일 밝혔다. 하프모어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미국 내 서비스 지역을 대폭 확장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가족 재무 관리 플랫폼 고도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하프모어는 기존에 초부유층에 한정되어 있던 자녀 자산관리 방식을 일반 가정이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한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부모가 자녀를 가족 고용 구조에 등록해 근로소득을 발생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아동용 은퇴 계좌인 '커스토디얼 로스 IRA(Custodial Roth IRA)' 개설을 지원하는 방식이다.특히 법률 및 세무 절차 전반을 AI로 자동화해 편의성을 높였다. 지난해 10월 서비스 출시 후 12개월 만에 약 700억 원 규모의 은퇴 자산을 창출하며 미국 내 '은퇴 위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이번 투자에는 소프트뱅크 그룹 주식회사(SoftBank Group)의 자회사이자 AI 투자 전문 벤처캐피털인 딥코어(DEEPCORE)가 리드 투자자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AI 분야에 특화된 딥코어의 투자는 하프모어의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글로벌 투자업계가 인정한 결과로 풀이된다.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자 금융 플랫폼 소파이(SoFi)의 공동창업자인 이안 브래디(Ian Brady)와 댄 맥클린(Dan Macklin)이 개인 자격으로 동시에 투자에 나선 것도 이례적이다. 이들은 어드바이저로도 합류해 하프모어의 전략적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제이엠 휴버 코퍼레이션(J.M. Huber Corporation) 전 회장 피터 프랜시스(Peter Francis), 글로벌 테크 기업 몰로코(Moloco) 공동창업자 박세혁 등이 새로 합류했다.2년 내 미국 전역 51개 주 서비스 목표 하프모어는 현재 미국 14개 주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올해 안에 20개 주, 2년 내에는 미국 전역 51개 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중 교육비 전용 저축 계좌 상품을 출시하고, 내년에는 아동 대상 투자 상품과 헬스케어, 교육비 결제를 연계한 서비스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장기적으로는 자녀 양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지출을 통합 관리하는 '가정 지출 금융 운영체제' 구축을 목표로 다수의 핀테크 기업과 협업을 논의 중이며, 연내 공식 파트너십을 발표할 예정이다.딥코어의 투자 담당 관계자는 “하프모어는 초기 단계에서 강력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아동 장기 금융 미래를 위한 기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이주현 하프모어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한인 창업팀이 미국 현지에서 만들어낸 성과와 가능성을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은 의미 있는 계기”라며 “AI와 핀테크 기술을 접목해 모든 가정이 자녀 양육 과정의 재정적 고민을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5.10.14 12:41

2분 소요
“제4인뱅 도전 지속…금융생태계서 소상공인 모세혈관 될 것” [이코노 인터뷰]

은행

서울 테헤란로의 한 건물 6층.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KCD) 대표를 만나러 사무실에 들어선 기자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한쪽 벽면에 가지런히 진열된 상패와 협약서들이다. KCD가 걸어온 성장의 궤적이 한 눈에 보였다. 이어 대표실로 들어서자 책상 옆 벽에는 제4인터넷은행 관련 신문기사와 인공지능(AI) 관련 기사들이 오려 붙어 있었다. 김 대표의 최근 관심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데이터로 길을 연 ‘연쇄 창업가’…소상공인 시장에 주목‘데이터’를 기반으로 두 번의 창업을 해온 김 대표는 ‘연쇄 창업가’라고 불린다. 그는 지난 2011년 ‘아이디인큐(오픈서베이)’를 설립했다. 이후 2016년 대표직에서 물러나 같은 해 한국신용데이터를 창업했다.김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과학을 좋아했고, 인문학이 덜 중요한 건 아니지만 숫자를 다루는 일은 명확히 떨어지니까 매력이 있었다”며 “인문학이 덜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와 숫자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서비스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KCD는 설립 초기부터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기반으로 성장했고, 지난 2022년에는 국내 최초로 개인사업자의 신용평가를 전업으로 하는 한국평가정보(KCS)를 출범했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에서의 확장 가능성이 굉장히 커 보였다”면서 “해당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사장님들이 한 서비스에서 A부터 Z까지 해결할 수 있는 ‘사장님 포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발로 뛰며 고객관리…이젠 AI 비서 개발까지캐시노트 서비스를 처음 내놓았을 당시는 김 대표에게 식사 시간은 ‘고객 관리 시간’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서울 선릉역 근처에 점심·저녁을 저녁 먹으러 갈 때, 방문한 가게 사장님 캐시노트를 이용하는 분이면 일부러 인사드리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회상했다.그간 김 대표가 사업을 확장해오면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우리나라 약 600만개의 소상공인 사업체의 요구가 제각각이지만, 초기 확장성을 위해선 캐시노트를 보편적인 서비스로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김 대표는 “최근에는 이런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기술이 많이 나왔고, KCD 또한 AI· 대규모언어모델(LLM)등을 이용해서 개인화·자동화하는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그가 특히 주목한 문제는 ‘사장님의 외로움’이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KCD는 지난해부터 대형언어모델(LLM)을 적용한 AI 비서 ‘캐시니(Cashiny)’ 서비스를 시험했고, 올해 봄 정식 출시했다. 캐시니는 매출·입금 예정 금액·상권 분석·매장 리뷰 분석 등 가게 운영의 실질적 상담은 물론, ‘친구 모드’를 통해 위로와 대화를 이어간다. 김 대표는 “사장님들은 가족에게도 말 못 하는 고민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사장님들이 캐시니에게 위안을 받았다고 말씀해주실 때 가장 뭉클하다”고 전했다. “소상공인 ‘돈’ 흐르는 모세혈관 역할 할 것”창업 10년 차, 김 대표는 소상공인을 위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KCD가 기존에 보유한 데이터와 신용평가 기술력이 인터넷전문은행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본 것이다. 김 대표는 “KCD 창업 초기부터 은행을 목표로 했다면 거짓말이지만, 그게 또 목표에서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 “소상공인에게 금융은 수많은 문제 중 하나고, KCD 서비스의 목표가 사장님의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자는 것이기에 관심사는 은행업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됐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은행을 통해 사업체에 혈액을 공급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는 “캐시노트 사용자 기준 200만명 사장님들의 연매출 총합은 300조원에 가깝다”면서 “200만 소상공인이 사고, 팔고, 대출받는 등 경제활동은 연간 약 600조원에 달한다”고 했다. 이어 “시장에는 600조원의 혈액들이 돌아다니는 것”이라며 “은행은 소상공인 금융 생태계서 모세혈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소상공인을 위한 은행에게 중요한 것은 혁신적인 여신 상품이라고도 강조했다. 특히 사업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는 신용평가 모형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대출을 내주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한 평가 데이터로는 ▲오후 3시~4시의 매출 ▲재방문 고객의 비율 등을 예시로 들었다.김 대표는 “많은 사장님들이 장사를 열심히 해서 매출을 올려도 은행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고, 사실상 닫혀 있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개인 신용 점수만 보지 않고 사업 역량을 함께 고려해 소상공인들이 보다 정당하게 평가받는 은행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접지 않은 ‘제4인뱅 꿈’…“다음 인가 때는 좋은 결과”하지만 김 대표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첫 도전은 아쉬운 결과로 돌아왔다. KCD가 주도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에서 탈락한 것이다. 외부평가위원회는 소호은행 컨소시엄에 대주주 자본력·영업 지속 가능성·안정성이 다소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그는 “대주주 자본력에 대해서도 ‘미흡’이 아니라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큰 문제가 아니라 작은 흠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CD가 지난해까지 적자를 기록한 것이 이슈가 된 것 같지만, KCD는 현금을 풍부히 보유하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 월간 흑자 전환을 기록하고, 2026년에는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인가 도전이 한 차례 좌절됐음에도 김 대표는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소상공인전문은행은 당위성·필요성 모든 면에서 조만간 실현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KCD는 한국에서 소상공인을 가장 잘 아는 기업이고, 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역대 인터넷은행 신청 중 가장 많은 은행 주주를 확보했다”면서 “다음 인가 시기에는 더 발전된 사업 구조를 통해 정책 당국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13 08:00

5분 소요
“인플루언서 팬덤이 만든 4억뷰 서울, 글로벌 허브로 비상”  [이코노 인터뷰]

산업 일반

“‘서울=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라는 비전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SBA) 대표는 최근 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운을 뗐다. 그는 “서울의 브랜드와 시민의 삶이 글로벌 시장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소비자 중심의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민간 기업의 성장과 공공 지원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도록 돕겠다”며 조직의 방향성을 밝혔다.서울경제진흥원은 K-팝·K-뷰티·K-패션 등 서울이 가진 창조산업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세계로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김 대표는 “K-콘텐츠는 한국 경제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며 “이제는 한편의 작품 흥행에 그치지 않고 도시 이미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그는 콘텐츠의 힘이 일상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넷플릭스 역대 흥행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면, 떡볶이나 찜질방 같은 우리의 생활 문화가 세계적으로 조명을 받는다”며 “20년 전만 해도 산업이나 브랜드를 얘기하면서 경험까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콘텐츠는 경험을 전파하는 주요 수단이 됐다”고 설명했다.김 대표는 기존 전통 미디어 중심의 홍보 방식보다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한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훨씬 강력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저는 인플루언서를 단순히 ‘홍보 도구’로 부르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독립적인 미디어”라며 “레거시 미디어를 통한 노출은 강도가 낮지만, 1인 미디어는 팬덤 효과로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을 더 짙게 전달한다”고 말했다.서울경제진흥원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글로벌 인플루언서 협력 플랫폼 ‘서울콘’을 적극 육성 중이다.인플루언서 팬덤 효과로 K컬처 글로벌 확대 2023년 시작된 서울콘은 단기간에 글로벌 K-컬처 허브 축제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서울콘은 세계 최초로 사람을 중심에 두고 기획된 박람회”라며 “물품이나 콘텐츠가 아니라 인플루언서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하니 확장성이 폭발적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서울콘의 타깃은 전 세계 MZ세대다. 김 대표는 “서울콘은 10~20대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이 서울에서 힙하고 핫하게 즐기고, 놀다 가는 경험을 통해 도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며 “몇 년 안에 전 세계 젊은 세대가 ‘새해 카운트다운은 서울에서 보내고 싶다’고 말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성과도 확실하다. 첫해에만 4억5000만뷰 이상을 기록하며 ‘100분의 1 비용으로 100배 효과’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1665억원에 달했고, 52개국에서 3498팀의 인플루언서가 참가했다. 행사 참가자는 총 6만1000명을 넘어 섰으며, 5671개 콘텐츠가 생산돼 약 3억2000만뷰를 기록했다.김 대표는 “서울콘은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중소기업 제품 홍보와 글로벌 바이어 매칭의 장”이라며 “서울의 라이프스타일과 서비스, 상품이 세계 소비자에게 각인되는 과정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콘은 이미 서울의 대표행사를 넘어 글로벌 무대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콘 K뷰티부스트’는 미국 뉴욕에서 개최돼 현지에서 K-뷰티를 알렸다. 국내에서는 ‘웰니스 페스티벌’ ‘SPP 국제 콘텐츠마켓’ 등과 협력하며 영향력을 넓혔다.특히 25주년을 맞은 SPP 2025는 국내외 콘텐츠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30개국 2531명의 글로벌 콘텐츠 플레이어가 참가했고, 콘텐츠 셀러 1543개사와 바이어 988개사가 참여했다. 총 2261건의 비즈매칭이 성사됐고, 12건의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콘텐츠밋업’ ‘서울의 밤’ 등 새로운 네트워킹 프로그램은 업계 관계자들로 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글로벌 확장과 산업 생태계 연계김 대표는 “서울콘과 SPP를 연계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뿐 아니라 B2B(기업 간 거래) 지원도 강화했다”며 “이제는 단순한 문화 행사 차원을 넘어 글로벌 산업 생태계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경제진흥원은 올해 서울콘에서 기존 인기 프로그램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진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콘 월드케이팝 콘서트 카운트다운 ▲APAN 스타 어워즈 ▲e스포츠 행사 등은 지속 운영되며, 글로벌 IP(지식재산권) 기업과의 공동 기획을 통해 프로그램의 질을 높인다. 자체 제작 비용을 줄이면서 시민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이다.김 대표는 “앞으로는 인플루언서들이 서울을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 중소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세계에 알리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서울의 브랜드와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김현우 대표가 그리는 청사진은 단순한 산업 지원을 넘어, 도시 서울이 세계인의 일상과 소비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다. 콘텐츠와 인플루언서, 글로벌 기업이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서울을 포지셔닝함으로써 ‘서울=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라는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그는 “서울은 이미 K-콘텐츠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산업화하고, 시민 삶과 연결하느냐”라며 “서울경제진흥원은 그 접점을 넓히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10.11 15:00

4분 소요
대학 기술지주와 병원 임상이 만났다…포스텍홀딩스-강남세브란스, '바이오 기술 사업화' 고속도로 연다

스타트업

포항공과대학 기술지주(포스텍홀딩스)와 연세대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의료기기 및 바이오헬스 분야 유망 기술의 사업화를 앞당기기 위해 손을 잡았다. 양 기관은 지난 1일, 기술 발굴부터 임상 실증, 투자 연계까지 아우르는 '전주기(End-to-End)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으로 대학 연구실의 혁신 기술이 병원 현장의 검증을 거쳐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이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이번 협약에 따라 포스텍홀딩스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유망 기술을 공동으로 발굴하고 초기 개념검증(PoC)을 지원하는 것부터 협력을 시작한다. 이후 공동 임상연구를 통해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화 전략을 함께 기획하게 된다.특히 양측은 ▲연구자 창업-액셀러레이팅 연계 프로그램 운영 ▲정기적인 세미나·워크숍을 통한 인력 및 인프라 교류 ▲사용적합성평가·임상시험 지원 ▲인허가(RA) 전문가 교육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실무 논의를 위한 정례 협의체를 통해 과제 접수부터 평가, 실증, 투자 연계에 이르는 전 과정을 표준화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이번 협약은 포스텍홀딩스와 연세대 바이오헬스기술지주회사가 지난 7월 체결한 MOU의 연장선상에서 성사되었다. 대학 기술지주회사 간의 긴밀한 협력이 병원의 임상·실증 역량과 대학의 초기 기술창업 지원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촉매 역할을 한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된다.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고병철 포스텍홀딩스 대표는 "이번 협력을 통해 대학의 우수한 연구 성과가 임상과 시장으로 이어지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이라며, "실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와 사업화가 유기적으로 강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구성욱 강남세브란스병원 병원장은 "병원이 보유한 풍부한 임상·실증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여 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하겠다"면서, "의료 현장의 실제 수요에 맞춘 제품 개발과 시장 진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현장 수요 발굴부터 임상 실증, 사업화, 투자로 이어지는 상시 협력 채널을 가동하고, 성과가 입증된 과제에 대해서는 후속 임상 및 투자 유치까지 신속하게 뒷받침할 계획이다.

2025.10.02 16:30

2분 소요
'마미톡' 운영사 휴먼스케이프, 코스닥 상장 추진… KB증권과 주관계약

스타트업

국내 1위 임신·육아 애플리케이션(앱) '마미톡'을 운영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휴먼스케이프가 코스닥 상장을 위해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휴먼스케이프는 녹십자홀딩스·대웅제약·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약 750억 원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휴먼스케이프의 대표 서비스 마미톡은 ▲초음파 영상 확인 ▲태아 성장 정보 ▲신생아 발달 관리 등 임신과 육아 전 과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누적 다운로드 145만건을 돌파했으며, 전체 임산부의 90% 이상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앱 내 커머스 거래액 역시 올해 전년 대비 186% 급증하며 수익 모델의 성장성도 증명했다.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미국·베트남·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마미톡은 전년 동기 대비 해외 이용자 수가 2배 이상 늘었으며,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5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글로벌 매출은 308%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또 다른 핵심 서비스인 '레어노트'는 희귀질환 등 환자들이 치료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환자들은 치료비 계산부터 임상시험 참여, 복약 관리까지 맞춤형 정보를 얻고, 제약사와 연구기관은 환자 중심의 신약 개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헬스케어 데이터 시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휴먼스케이프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마미톡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AI 기반 진단 보조 솔루션 개발 등에 투입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방침이다.장민후 휴먼스케이프 대표는 "이번 기업 공개는 그간 축적해온 기술력과 사업 성과를 시장에서 인정받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마미톡이 해외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내고 있는 만큼, 상장을 발판 삼아 국내 수십 배 규모인 미국과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2025.09.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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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기회의 땅, 그러나 '현지화' 없는 진출은 환상이다” [이코노 인터뷰]

테크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기술 기반 중소벤처기업에 현지 벤처캐피털(VC)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하는 '2025 인도네시아 K-테크 서비스 유망기업 투자유치 프로그램 IR 데이'가 인도네시아 현지 VC의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기업 선정 ▲국내 워크숍 ▲자카르타 현지 프로그램까지 수개월에 걸쳐 준비됐다. 지난 9월 11일 자카르타 금융과 기업의 중심지에 있는 Mangkuluhur City Office Tower 19층 행사장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VC 관계자 20여명이 K스타트업의 발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이 무대를 만들기까지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한 김유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자카르타 소장과 이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한 김상수 리젤캐피탈 상무를 현지에서 만났다. GBC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벤처기업에 사무공간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9월 현재 미국·동남아시아·중국 등 14개국에 21개소가 설치돼 있다. GBC 자카르타는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리젤캐피탈은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현지 시장을 가장 잘 아는 VC 중 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김 소장은 본지 기자에게 "인도네시아의 K-콘텐츠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하지만 이런 호의적인 분위기만 믿고 섣불리 진출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철저한 현지화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현지 VC들의 반응이 좋았다.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나?김유나 소장 "무엇보다 한국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을 인도네시아의 핵심 투자자들에게 직접 선보였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다. 단순히 기업을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법률·문화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교육과 1:1 멘토링을 통해 참가 기업들의 현지 이해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 특히 현지 대기업 실무자들과 네트워킹을 한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었을 것이다."김상수 상무 "맞다. 현지 시장과 투자 생태계를 가장 잘 아는 GBC와 리겔캐피탈이 협력해, 스타트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정확히 짚어줬다. 참가 기업들은 VC와 구체적인 후속 미팅을 잡거나, 현지 대기업과 협업 논의를 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이번 행사가 단발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모델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인도네시아 시장의 잠재력을 어떻게 평가하나?김 소장 "단연 '사람'과 'K-웨이브'다. 2억8000만명이라는 거대한 인구와 젊은 층이 많다는 것이 인도네시아의 힘이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한국 기업에 큰 자산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젊은 층은 '오빠' '언니' '괜찮아' 같은 한국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정도다."김 상무 "시장 규모와 함께 테크 시장에 대한 변화도 빠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디지털 전환이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이로 인해 핀테크, 이커머스 등 여러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이 나오고 있다. 베트남 시장과 비교했을 때도 인도네시아는 훨씬 더 큰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어 성공했을 때의 파급력이 다르다."K-스타트업이 인도네시아 진출에 도전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김 상무 "가장 큰 리스크는 예측 불가능한 '행정'과 '제도'다. 하루아침에 법이 바뀌고, 라이선스 하나 받는 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와 함께해야 한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 기업들이 가장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창업하려면 현지 파트너 구하는 게 필수다."김 소장 "인력 관리의 어려움도 크다. 인도네시아 직원들은 주어진 업무 외에는 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고, 노동법도 매우 강력하다. 따라서 한국식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핵심 인력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 가족처럼 대하는 '관계 중심'의 경영이 필수적이다. GBC에서도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법률·노무·회계 등 현지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밀착 지원하고 있다." GBC와 리겔캐피탈 같은 기관과 VC의 역할도 중요한 것 같다.김 소장 "GBC는 K-스타트업의 '인도네시아 베이스캠프'다. 사무공간 제공과 같은 물리적 지원과 함께 현지 정부 기관·협회·기업과의 네트워크를 연결해 주는 '소프트웨어'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현지 최고의 전문가들과 연결해 주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역할이다."김 상무 "우리는 직접 투자를 집행하고,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 현지화부터 파트너십 체결, 후속 투자 유치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 이번에 GBC와 협력한 것처럼, 공공과 민간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인도네시아 진출을 꿈꾸는 K-스타트업에 조언을 해달라.김 소장 "왜 인도네시아여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가지고 와야 한다. 자사의 기술과 서비스가 인도네시아 시장의 어떤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해 줄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현지화할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김 상무 "인도네시아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시장이다. 어떤 파트너를 만나느냐가 성패의 90%를 좌우한다. GBC와 같은 검증된 기관과 저희 같은 현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성장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2025.09.22 12:01

4분 소요
“베트남 성공 방정식, 인니에서 3년 내 재현할 것”[이코노 인터뷰]

스타트업

"베트남에서 5년 걸린 것을 인도네시아에서는 3년 안에 해낼 수 있다. 이미 수익 모델이 증명됐기 때문이다."'2025 인도네시아 K-테크 서비스 유망기업 투자유치 프로그램' 현장에서 만난 김우석 오케이쎄(OKXE)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럴 만도 했다. 오케이쎄는 베트남에서만 8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국민 오토바이 앱'으로 자리 잡은 중고 오토바이 거래 플랫폼이다. 전체 인구의 40%가 오토바이를 사용하는 동남아 시장에서도 가장 치열한 베트남에서 그는 누구도 풀지 못했던 '중고 거래의 신뢰' 문제를 해결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157만명의 활성 사용자는 오케이쎄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다.그의 창업 스토리는 한 편의 드라마 같다. 베트남 시장 조사를 위해 현지에 머물던 그는 중고 오토바이를 사기 위해 시장을 찾았다가 '바가지'를 쓸 뻔한 경험을 한다. 오토바이 가게 사장은 중고 오토바이 가격으로 현지인 친구에게는 100만원, 자신에게는 150만원을 요구했다. 베트남 중고 오토바이 거래 시장의 문제점인 '정보 비대칭'을 확인한 것이다. 김 대표는 "당연히 있어야 할 서비스가 없는 시장이었다"면서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다는 사실에 놀랐고 바로 이거다 싶었다"고 2018년 오케이쎄를 창업한 이유를 밝혔다.그는 단순히 온라인에서 매물을 사고 파는 서비스를 넘어섰다.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열어 품질을 보증하고, 신한파이낸스 등 현지 금융사와 협력해 할부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전기 오토바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업계 유일의 '중고 전기 오토바이 감가상각 데이터'를 축적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기존 오토바이를 팔고 ▲새 오토바이를 사고 ▲보험에 가입하고 ▲나중에 다시 파는 모든 과정을 '원클릭'으로 해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2024년 현재 시장점유율 16.82%, 등록 매물 규모는 연 3조5000억원에 이른다. 매물 거래 규모는 연 3800억원으로 베트남에서 오케이쎄는 오토바이 거래 플랫폼의 대명사가 됐다.이러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그가 다음 목표로 삼은 곳이 바로 인도네시아다.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베트남보다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크지만, 오토바이 사용자들이 겪는 문제점은 대동소이하다"며 "소득 수준도 비슷해 베트남에서 검증된 저희의 수익 모델이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가 말하는 성공의 핵심은 '현지화'와 '속도'다. 회사 이름 오케이쎄의 '쎄'(Xe)는 베트남어로 '차'를 의미한다. 현지인들은 오케이쎄를 당연히 베트남 회사로 안다. 김 대표 스스로 '한국에서 온 베트남 사람'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현지화가 됐다.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칠 것이다"면서 "이미 검증된 플랫폼이 있기에 연구개발(R&D)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시장 확대에 집중할 수 있다. 좋은 파트너와 함께라면 3년 안에 베트남의 성공을 재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동남아 인구 6억5000만명 중 1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2018년 창업 이후 누적 투자 유치액이 200억원을 기록했다는 것은 목표에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는 증거다. 김 대표의 "단순히 오토바이를 거래하는 플랫폼을 넘어, 사람들의 이동 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모빌리티 라이프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포부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베트남을 평정한 오케이쎄는 이제 더 넓은 인도네시아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5.09.22 11:00

3분 소요
“왜 인도네시아인가?”… K-스타트업, 기회의 땅 자카르타 문을 두드리다

IT 일반

"우리는 두 가지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 2018년부터 연구개발(R&D)을 시작해 그동안 많은 데이터와 수치를 모았다. 그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이 있고, 두 번째 종자 판매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한국에서 종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반둥 지역에 두 개의 농장이 있다. 그 중 한 농장에서 토마토를 생산하고 있고, 우리 솔루션을 그곳에 이미 적용하고 있다.""그럼 종자 판매는 언제부터 시작하나.""12월 정도에 판매를 시작할 것 같다.""우리는 인도네시아에 기반을 둔 벤처캐피털(VC)인데 동남아시아 전역에 투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려고 하는 기업들과 협업하고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시드(seed) 단계부터 시리즈 A 단계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가 직접 투자하지 않아도 파트너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한국의 팜테크 스타트업 조벡스(Zorvex)의 서균희 인도네시아 법인장과 인도네시아 현지 VC인 메이븐아시아캐피탈(Maven Asia Capital)의 투자심사역 제임스 보엠(James Boem)의 대화다. 지난 9월 1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자카르타에서 한국에서 온 10개의 중소벤처기업은 인도네시아 현지 VC 관계자들과 1대 1 미팅을 했다. 다음 날 열리는 한국의 중소벤처기업의 투자 유치 활동(IR) 발표에 앞서 현지 VC와 30여분 정도의 대화 시간을 미리 가진 것이다.이 시간을 통해 현지 VC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미리 알 수 있게 됐다. 다음 날 있을 IR 대회 준비에 앞서 담금질을 한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목표는 하나다.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과 이를 위한 투자 유치다.이들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주최하고, 글로벌 VC 리젤캐피탈이 주관한 '2025 인도네시아 K-테크 서비스 유망기업 투자유치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이후 한국에서 2주짜리 워크숍 등을 진행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과 제도 및 비즈니스 문화 등을 배웠다. ▲VC 펀드 구조▲투자 유치를 위해 준비해야 할 사업계획서 작성법 ▲프리젠테이션 파일(Pitch deck) 작성 노하우 ▲VC 투자 방식 파악 등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투자 유치를 위한 A to Z를 모두 배웠다.모든 사전 준비가 끝난 후 9월 7일 이들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입국했다. 한국 중소벤처기업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있는 GBC 자카르타를 본거지로 이들은 인도네시아 산업의 흐름 및 정책 그리고 기업 가치 평가 등에 대한 세미나를 통해 다시 한번 현지 시장에 대한 스터디를 했다. 인도네시아 대표 이커머스 기업 블리블리와 디지털 인프라 기업 엠캐쉬를 방문해 현지 기업과의 네트워크 기회도 얻었다. 한국에서 온 중소벤처기업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9월 11일 열리는 IR 행사 준비에 집중했다.9월 11일 오후 2시부터 자카르타 도심에 있는 Mangkuluhur City Office 19층에 현지 VC 관계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온 기업 창업가 및 관계자들은 회의실 한편에서 마지막으로 발표 준비를 마무리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VC 관계자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이날 오후 3시 인공지능(AI) 비전 기술로 통신 및 스마트팩토리의 품질을 검증하는 테크 기업 넥스트랩을 시작으로 10명의 창업가 및 관계자들의 IR 발표가 이어졌다."왜 인도네시아가 사업을 시작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하드웨어 판매인가, 아니면 구독 서비스 지불인가" "기업 간 거래(B2B)에만 집중하고 있나, 아니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도 하나. 개인 간 거래(C2C) 비즈니스도 있나" "인도네시아의 과제 중 하나는 소비자 신용도 산출인데, 소비자 신용 위험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등 IR 발표가 끝나면 VC 관계자들의 질문이 나왔다. 민감하기도 하고 어려운 질문에 발표자들은 웃음과 함께 자신감 있게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VC 관계자들의 조언이 나오기도 했다.3시간 정도 이어진 IR 발표회장은 웃음과 박수가 어우러지는 밝은 모습이었지만,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IR 피칭을 넘어, 한국의 중소벤처기업이 낯선 땅 인도네시아에서 겪는 고군분투와 무한한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이었다. 성공 DNA 품고 인도네시아로…'K-유니콘' 꿈꾸는 도전자들이번 행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이미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 방정식을 증명한 강소기업들이다. 베트남 오토바이 시장의 90%를 장악한 플랫폼 '오케이쎄'(OKXE)부터, 인공지능(AI) 기반 농업 기술로 감자 수확량을 두 배로 늘린 '컬티크롭'(Culticrop), 한국 최대 로열티 포인트 시스템과 연동한 대체 자산 투자 플랫폼 '트레져러'(Treasure), AI 기반 정밀농업 솔루션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 '조벡스'(Zorvex) 등 10개의 한국 중소벤처기업의 목표는 명확했다. 바로 인구 2억8000만명, 동남아시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기회의 땅' 인도네시아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다.스마트팜 솔루션 기업 조벡스의 서균희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한국은 이미 대기업 중심의 시장이라 스타트업이 넘버원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해외에서 먼저 성공한 뒤 역수입하는 모델을 구상했고, 7년간의 현지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에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현지 대규모 농업 기업과 손잡고 반둥 지역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스테비아 토마토' 재배와 판매라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지난해 베트남에서 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베트남 중고 오토바이 플랫폼 시장을 선점한 오케이쎄의 김우석 대표는 인도네시아 VC 관계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이 외에도 스마트 축산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아이오티, 스마트팜 통합관리 솔루션 개발 기업 컬티크랍 등은 현지 VC와 후속 작업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는 성과를 냈다. 정부 지원 등에 업고 '제2의 베트남 신화' 쓴다이들의 도전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 ▲예측 불가능한 행정 시스템 ▲현지 인력 관리의 어려움▲치열한 경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서균희 조벡스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라이선스 하나 받는 데 2년이 걸리고, 하루아침에 정책이 바뀌기도 한다"며 "결국 현지 파트너와의 끈끈한 신뢰와 '패스트 트랙'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인도네시아 시장에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포스코·LX 등 한국 대기업이 진출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K-컬처 바람이 불면서 K-스타트업의 진출도 조금씩 활발해지고 있고 이미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곳도 몇 곳이 있다. K-뷰티 플랫폼 '케이스타일허브'를 운영하고 있는 '언니스(Unnisc)가 대표적이다. 언니스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현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 게임 아이템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아이템쿠', 잠금 화면 광고 플랫폼 '캐시트리' 등이 인도네시아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K-스타트업으로 꼽히고 있다.이러한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 뒤에는 든든한 정부의 지원이 있다. 중기부와 중진공은 이번 프로그램처럼 현지 VC·액셀러레이터(AC)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진출 자금 ▲법률·특허 컨설팅 ▲사무공간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중기부는 올해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지원사업'에 약 9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50여개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특히 AI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특화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실리콘밸리에는 공공과 민간이 합작한 'K-스타트업 실리콘밸리 타운'(가칭)을 구축해 글로벌 창업 허브로 삼을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K-Global 해외 진출 지원사업' 역시 정보통신기술(ICT)·디지털 분야 스타트업에 법률·회계·마케팅 컨설팅부터 IR 밋업·기술 매칭까지 폭넓은 지원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수출 경험이 있는 기업을 위한 '글로벌 인증획득 지원', 해외 유망 스타트업을 국내로 유치해 함께 성장하는 'K-Startup Grand Challenge' 등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이번 행사를 준비한 김상수 리젤캐피탈 상무는 "인도네시아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지만, 동시에 철저한 현지화와 네트워크가 필수적인 곳"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이 한국의 유망한 기술 기업들이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나아가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왜 인도네시아인가?'라는 질문에 한국의 기업들은 '거대한 시장'과 'K-컬처에 대한 호감'을 넘어서는 도전을 하고 있다. 그들의 무기는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 그리고 '성공에 대한 확신'이다. 자카르타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제2의 베트남 신화', '아세안의 유니콘'을 꿈꾸는 한국의 중소벤처기업의 담대한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25.09.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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